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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무선랜과 ‘접속’하다
freesoft  2009-11-04 20:57:14, 조회 : 1,027, 추천 : 94

[한겨레] KT, 이달 무선랜 탑재 휴대전화 출시…SKT도 뒤이어

대용량 콘텐츠 무료 이용 가능 소비자 선택기회 확대

#1. 삼성전자가 ‘조르지오 아르마니폰’을 2일 국내에 출시했다. 지난달 삼성이 유럽에 출시해 화제를 모은 아르마니 스마트폰과는 다른 모델이다. 삼성은 스마트폰 모델을 국내에 들여오지 않고 대신 아르마니 일반폰을 별도로 제작해 국내 소비자용으로 내놓았다. 스마트폰 모델보다 화면도 작고 무선랜(wifi)도 없다. 값은 모두 130만원대로 국내외가 같은 수준이다. ‘손안의 피시’로 불리는 스마트폰이 비싼 게 상식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국내 소비자들은 ‘무늬만 명품폰’이라며 “국내에도 아르마니 스마트폰을 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삼성도 동일한 전략모델을 여러 곳에서 파는 게 여러모로 좋지만 왜 이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마케팅을 할까. 비밀은 ‘무선랜’이다.

#2. 지난달 27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스마트폰 ‘옴니아2’ 제품 발표회에서 나온 발언 때문에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텔레콤(SKT)은 한때 미묘한 긴장을 형성했다. 김종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이날 문답에서 “그동안 이동통신 사업자의 정책 때문에 사업자 바깥의 인터넷접속이 어려웠지만 이제 곧 개방될 것”이라며 “내년 초부터 삼성이 내놓는 일반 휴대전화에도 모두 무선랜(와이파이)이 탑재된다”고 답했다. 이 말에 국내 최대 이통사인 에스케이텔레콤은 화들짝 놀랐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설마 삼성전자가 우리와 협의 없이 그런 발언을 했을 리가 있겠냐. 발언의 내용과 진의를 살펴봐야겠다”고 당황해했다. 국내에선 그동안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폰에 무선랜이 탑재된 적이 없었던 탓이다.

#3. 케이티(KT)는 지난달 14일 이동통신망과 무선랜 서비스를 결합한 유무선 통합서비스(FMC) ‘쿡앤쇼’를 내놓았다. 집 안이나 학교 등 무선랜 지역에서는 인터넷전화로 쓰다가 무선랜이 안되는 지역에서는 이통망을 이용하는, 파격적인 이통 서비스다. 이를 위해 케이티는 무선랜 기능을 지원하는 일반 휴대전화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이석채 케이티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반 휴대전화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는 이런 사업 모델은 ‘기존의 데이터 매출과 충돌할 것’이라는 조직 내부의 심한 반발에 부닥쳤다”며 힘들게 내부를 설득해 나온 결정임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데이터 매출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국내 이통사가 ‘눈엣가시’로 여겨왔던 휴대전화에서의 무선랜 사용이 가입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케이티는 이달 안에 케이티텍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일반 휴대전화에 무선랜 기능을 탑재한 휴대전화를 출시한다. 그동안 국내에선 삼성의 제트폰, 엘지의 아레나폰이 수출모델에 들어 있는 무선랜 기능이 빠진 채 출시돼 ‘스펙 다운’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과 대조적이다. 휴대전화의 무선랜 탑재는 결국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게 제조사 쪽의 판단이다. 케이티가 무선랜을 탑재한 휴대전화를 내놓으며 시작하는 유무선 통합서비스는 그동안 이통사가 자사의 유료 네트워크만을 쓰도록 가입자를 가둬 두었던 ‘월드가든’(walled garden)의 붕괴를 뜻한다. 에스케이티도 일반 휴대전화에는 무선랜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에서 돌아서, 내년 1분기에 적어도 3종의 일반 휴대전화에 무선랜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티 관계자는 “경쟁사인 케이티가 어떤 식으로 시장을 흔드는지에 따라 대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이통사가 막아왔던 무선랜은 이용자만이 아니라 이통사업자와 단말기 제조사에도 유리한 게 많은 기술이다.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려면 가입자들의 이용 습관이 중요한데, 현재 환경으론 불가능하다. 속도는 낮고 값은 비싸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과 반대로 지난 몇년간 국내 이통사 데이터 매출이 감소한 배경이다. 휴대전화를 통해 동영상이나 파일 내려받기 같은 대용량 콘텐츠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속도와 요금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 휴대전화에 무선랜 기능을 탑재하면 문제가 쉬워진다. 이용자들은 가정이나 학교 등에서 개방된 무선랜을 통해 대용량 콘텐츠를 빠르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면 무선랜이 없는 지역에서도 이통망을 통해 검색이나 메일 등 다양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찾게 된다. 무선랜처럼 무선인터넷을 부담없이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가입자나 이통사 모두의 편익이 커지게 된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 무선랜(wifi)

초고속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근거리 무선네트워크로, 주로 와이파이를 가리킨다. 가정의 초고속 인터넷에 3만~4만원짜리 유무선 공유기를 달면 휴대전화·엠피3 등 무선랜 기능이 있는 기기들을 데이터 비용없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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